인생 노하우

개발자의 성장을 돕는 멘토링: '배로만쌤'의 조언

배로만쌤(김인영) 2025. 4. 23. 18:10

안녕하세요! 오늘은 흥미로운 이야기로 시작해 볼까 합니다. 바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면접 방식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그가 면접에서 꼭 던지는 질문 중 하나가 있다고 합니다.

"당신이 직면했던 가장 어려웠던 문제는 무엇이었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했습니까?"

단순히 '어려웠던 일'을 묻는 게 아니죠. 이 질문을 통해 머스크는 지원자의 실제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해결책을 찾아나가는지, 즉 문제 해결 능력을 깊이 있게 파악한다고 합니다. 명확하고 논리적으로 자신의 경험을 설명하는 사람이라면, 실제로 문제를 해결할 역량이 있다고 보는 것이죠.

이 이야기를 듣고 저도 제 과거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에게 가장 어려웠던 문제는 뭐였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까마득한 신입 하드웨어 개발자 시절의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좌충우돌 신입 시절과 Z80 어셈블리의 추억

그때 저는 Z80이라는 프로세서의 어셈블리어로 무려 2만 라인에 달하는 코드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선배가 작업하던 코드를 물려받아 개발을 이어가야 했죠. 하지만 당시 저는 소프트웨어 공학적인 지식이나 경험이 거의 전무했습니다. 하드웨어 개발의 일부로 어셈블리어를 다루다 보니, 체계적인 접근보다는 그야말로 '주먹구구식'으로 코드를 짜 내려갔습니다.

결국 예상대로 문제에 봉착했습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버그 앞에서 며칠 밤낮을 끙끙댔지만, 도무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았죠. 막막한 마음에 결국 선배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었습니다.

가르침과 상처 사이: 까칠했던 선배의 '조언'

선배는 코드리뷰를 통해 문제 해결 과정을 보여주었습니다. 제가 코드를 리뷰하면 선배가 그 이유와 동작에 대해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솔직히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왜 이것도 못 하냐"는 식의 질책과 함께였죠. 때로는 인격적으로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에 마음이 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배운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선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체 코드를 숲처럼 조망하고,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을 점차 좁혀나가는 방식을 보여주었습니다. 복잡하게 얽힌 문제 앞에서 당황하지 않고,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핵심 원인을 찾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효과적인 문제 해결 방법이라는 것을 몸소 깨닫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문제 해결의 핵심: 두려움 대신 '분해'와 '집중'

그때는 몰랐지만, 선배가 보여준 문제 해결 방식은 매우 일반적인 문제 해결 접근 방식이었습니다. 어려운 문제 앞에서 지레 겁먹거나 막막해 하기보다는, 문제를 잘게 나누어 분석하고(Divide), 가장 가능성이 높은 부분에 집중하여 파고드는 것(Conquer). 이것이 바로 문제 해결의 핵심 열쇠였던 것이죠.

성장의 또 다른 조건: 따뜻한 격려와 존중

하지만 기술적인 노하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또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바로 '어떻게' 도움을 주고받느냐 하는 점입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의 도움이라도,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방식은 오히려 깊은 상처로 남을 수 있습니다. 도움은 '호의'이지만, 감정적인 배려가 빠진 호의는 그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죠.

제가 개발을 시작했던 20대, 벌써 30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당시에는 지금보다 더 경직되고 수직적인 문화가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요즘도 간혹 성장이 더딘 조직에서는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시대는 변했고, 우리는 더 나은 방식을 추구해야 합니다.

선배와 후배,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자세

  • 선배라면: 후배에게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기술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후배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따뜻한 격려와 존중을 보여주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은 자세가 필요합니다. 지식은 나눌수록 더 커지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 후배라면: 배우는 과정에서 겸손함과 감사함을 잃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선배의 조언을 경청하고, 도움을 받았을 때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현하는 태도는 선배에게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긍정적인 관계를 맺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함께 성장하는 개발 문화를 꿈꾸며

돌이켜보면 저 역시 부족함 투성이인 신입 시절을 보냈습니다. 객관적인 자료나 레퍼런스 없이 혼자 끙끙 앓기도 하고, 때로는 방향을 잃고 헤매기도 했죠. 그래서 후배님들이 겪는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이해합니다.

혹시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누군가의 조언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저 ‘배로만쌤'에게 편하게 물어보세요. 제가 가진 부족한 경험과 지식이라도 기꺼이 나누며, 여러분의 성장에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서로 존중하고 격려하며 지식을 아낌없이 나누는 문화 속에서 함께 성장해나가길 바랍니다. 

저는 이러한 원리를 "배푸 제2원칙 - 지식의 공유"이라는 글에서 설명하고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