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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정보

블렌더의 탄생과 혁명: 3D 소프트웨어의 놀라운 여정

by 배로만쌤(김인영) 2025. 3. 31.

 

<이미지 출처:  ‘Flow’ is the Splash Screen for Blender 4.4 - BlenderNation >

 

개인적으로 무료 3D모델링 툴인 블렌더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 사용자의 저변확대를 위해 블렌더의 탄생 배경과 발전과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시작: 네덜란드의 작은 스튜디오에서 태어난 아이디어 (1989–1994)

1994년 1월, 네덜란드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네오지오(NeoGeo)에서 한 소프트웨어가 태어났습니다. 이름은 블렌더(Blender). 개발자 톤 로젠달(Ton Roosendaal)은 SGI 워크스테이션을 직접 구매해가며 3D 애니메이션 도구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는 당시로는 파격적인 도전이었습니다.

그의 목표는 단순했습니다. "클라이언트의 끝없는 수정 요청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도구"를 만드는 것. 그래서 블렌더는 처음부터 강력한 사용자 설정 기능을 갖추고 설계되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그 이름이 스위스 전자 음악 밴드 '옐로(Yello)'의 노래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사실이죠. Yello의 앨범 "Baby"(1991)에 수록된 곡 "Blender"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이 소프트웨어가 다양한 3D 요소들을 '혼합(blend)'한다는 개념과도 잘 맞아떨어져서 이름으로 선택되었습니다.

상업화와 도전: NaN의 등장 (1998–2002)

1998년, 로젠달은 블렌더의 잠재력을 믿고 Not a Number (NaN)이라는 회사를 설립합니다. 당시로는 혁신적인 부분 유료화(freemium) 모델을 도입했죠. 무료 버전을 제공하면서도 고급 기능을 잠금 해제하는 'C-key'를 95달러에 판매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2002년, 회사는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합니다. 그 순간, 블렌더 커뮤니티가 일어섰습니다. "Free Blender" 캠페인을 시작해 단 7주 만에 10만 유로(약 1억 4천만 원)를 모금했고, 결국 블렌더는 완전한 오픈 소스로 전환됩니다. 이는 단순한 소프트웨어의 변화가 아니라, 커뮤니티의 힘으로 살아난 역사적 사건이었습니다.

혁명의 시작: 오픈 소스로 거듭나다 (2002–2010)

GPL 라이선스로 전환된 블렌더는 전 세계 개발자들의 열정을 모았습니다. 2006년, 첫 오픈 무비 프로젝트인 "Elephants Dream"을 발표하며 오픈 소스 3D 툴의 가능성을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2010년, 대규모 업데이트인 "Blender 2.5"가 등장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인터페이스와 강력한 Python API를 선보였죠.

<이미지 출처:  File:Elephants Dream cover.jpg - Wikimedia Commons  >

 

이제 블렌더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3D 아티스트들에게 필수적인 소프트웨어로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할리우드 영화 "스파이더맨 2"의 프리비주얼 제작에도 사용되며 전문가들에게도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날의 블렌더: 게임 체인저가 되다 (2011–현재)

2019년에 "Blender 2.8"이 출시되며 인터페이스가 더욱 직관적으로 바뀌었고, "Cycles" 렌더링 엔진"Eevee" 실시간 렌더러가 강력해지면서 마야(Maya), 3ds Max 같은 상용 소프트웨어와도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블렌더는 이제 3D 모델링, 애니메이션, VFX, 게임 개발뿐만 아니라 건축 시각화, 가상 현실(VR) 콘텐츠 제작까지 폭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오픈 무비 "Charge"를 통해 또 한번 기술력을 증명했죠.

블렌더의 미래: 커뮤니티가 만드는 다음 혁명

블렌더의 성공 비결은 열정적인 커뮤니티유연한 오픈 소스 정신에 있습니다. 톤 로젠달은 여전히 블렌더 재단을 이끌며, 전 세계 개발자들과 함께 더 나은 도구를 만들고자 합니다.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자"는 초기 철학은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블렌더는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예술가와 개발자들이 함께 키워가는 하나의 운동이 되었죠.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3D 도"라는 꿈은 계속됩니다. 과연 블렌더의 다음 혁신은 무엇일까요?

<이미지 출처: TechWorld 공유의 진정한 가치, ‘오픈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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