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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정보

3D 그래픽스 분야에서 차지하는 블렌더의 위상과 활용 분야

by 배로만쌤(김인영) 2025. 4. 1.

이전 아티클 "블렌더의 탄생과 혁명: 3D 소프트웨어의 놀라운 여정"에서 블렌더의 역사와 발전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블렌더가 산업계에 미치는 위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미지출처:  Watch 마야와 3인의 용사 ❘ Netflix Official Site>

 

2025년 들어 블렌더는 3D 그래픽스 생태계의 지형도를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할리우드의 대형 스튜디오부터 소규모 인디 개발자까지, 블렌더는 이제 모든 창작자의 필수 도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단순히 무료라는 장점을 넘어, 산업의 새로운 표준을 정의하는 주체로 발돋움한 것입니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마야와 세 영웅들'이 전편 제작에 블렌더를 활용했다는 소식은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일본의 저명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카라(Khara)가 전체 제작 파이프라인을 블렌더로 표준화한 것 역시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마블 스튜디오에서는 프리비주얼 워크플로우에 블렌더 활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ILM은 오픈USD 기반 파이프라인에 블렌더를 통합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참고: Maya and the Three | Official Trailer | Netflix)

 

게임 개발 분야에서도 블렌더의 영향력은 꾸준히 확장되고 있습니다. 유니티와 언리얼 엔진과의 실시간 데이터 연동 기능이 더욱 강화되었고, 올해 초에는 고도트(Godot) 엔진과의 공동 개발 프로젝트가 발표되어 업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기술적 혁신 측면에서 블렌더의 '애니메이션 2025 프로젝트'는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왔습니다. 전통적인 2D 애니메이션의 핵심 기법인 양파 껍질(Onion Skinning) 시스템을 3D 공간으로 확장한 것은 많은 애니메이터들에게 새로운 창작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20년 동안 사용되던 Action 데이터 블록을 대체한 애니메이션 레이어 시스템은 복잡한 캐릭터 애니메이션 제작을 훨씬 직관적으로 만들었습니다. 또한 AI 기반 자동 리깅 도구의 베타 출시는 캐릭터 애니메이션 제작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렌더링 기술에서도 EEVEE-Next의 Vulkan 기반 광선 추적 가속화 기술은 실시간 렌더링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특히 AMD의 최신 RDNA4 아키텍처와의 최적화를 통해 놀라운 속도와 품질을 동시에 달성했습니다. 사이클스 렌더러 역시 클라우드 기반 분산 렌더링 지원을 확대하여 대규모 렌더링 작업의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블렌더의 영향력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분야 주요 활용 사례
건축/엔지니어링 Revit 연동 플러그인, BIM 호환성
제조업 Siemens NX/카티아 파일 임포트
과학 분야 NASA 시뮬레이션, 유전체 분석
패션 산업 CLO3D 연동, 디지털 피팅 시스템

<표. 블렌더 분야별 활용 사례>

 

커뮤니티 기반의 개방형 생태계는 블렌더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입니다. 현재 62,000개가 넘는 공식 및 비공식 애드온이 등록되어 있으며, 전 세계 450개 대학에서 블렌더를 정규 과정으로 채택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RISD와 영국의 RCA와 같은 명문 대학에서 블렌더를 가르친다는 것은 그 교육적 가치를 인정받은 증거입니다.

 

오픈 무비스튜디오의 '차지(Charge)' 프로젝트는 크라우드소싱 애니메이션의 성공적 사례로, 이제는 실시간 협업 툴킷으로 발전했습니다. Epic Games의 메가그랜트를 통해 개발된 나노맵 시스템은 게임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텍스처링 방법론을 제공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Content Gallery - Charge - Blender Studio >

 

블렌더는 단순히 무료 3D 소프트웨어를 넘어 글로벌 기술 표준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픽사 및 어도비와 함께 USD 2.0 스펙 공동 개발을 통해 3D 데이터 교환의 공통 언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높은 Vulkan API 그래픽스 표준 채택률을 통해 업계 전반의 그래픽 성능 향상과 호환성에 기여하고 있으며, 리눅스 재단 주도의 OCIO 3.0 컬러 매니지먼트 시스템 개발에도 핵심적인 기여를 함으로써 다양한 소프트웨어 간의 일관된 색상 관리를 가능하게 합니다. 이처럼 블렌더의 적극적인 참여는 전체 3D 산업의 상호 운용성과 효율성을 증진시키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되고 있습니다.

 

대형 글로벌 기업들의 블렌더 활용도 주목할 만합니다. 넷플릭스와 유니버설 픽처스 같은 엔터테인먼트 기업뿐만 아니라, 테슬라는 자율주행 시뮬레이션에, 스페이스X는 로켓 설계 검증에, 인텔은 GPU 드라이버 최적화에 블렌더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제조 분야에서도 보쉬, 삼성전자, GE 헬스케어와 같은 기업들이 제품 설계와 프로토타이핑에 블렌더를 도입했습니다.

 

다가오는 2025년 11월에 출시될 예정인 블렌더 5.0은 더욱 놀라운 기능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Shap-E'라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간단한 텍스트 입력만으로도 3D 모델을 자동으로 만들 수 있게 되며, 그동안 시험적으로 운영되던 블렌더 클라우드 스튜디오가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하여 전 세계 3D 아티스트들의 협업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또한, IBM의 양자 컴퓨터 기술과 연동된 시뮬레이션 도구를 통해 블렌더는 미래 시대의 핵심 기술인 양자 컴퓨팅 분야를 선도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블렌더는 더 이상 대안이 아닌 주류 도구로 자리매김했으며, 3D 콘텐츠 제작의 민주화를 넘어 혁신의 주체가 되고 있습니다"라는 블렌더 재단 창립자 톤 로젠달의 2024 블렌더 컨퍼런스 키노트 발언은 블렌더의 현재 위치를 정확히 요약합니다.

무료 소프트웨어라는 가치를 넘어, 블렌더는 이제 3D 그래픽스 산업의 미래를 선도하는 중심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참고:  Keynote — Blender Conference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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